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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
안녕하세요. 명탐정 둘리언니입니다. 오늘은 밤마다 깨어나는 초상화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밤마다 깨어나는 초상화
한적한 시골 마을의 외곽에는 19세기 중반에 지어진 고풍스러운 저택이 자리 잡고 있었다. 저택은 한때 지역에서 명망 있는 가문이 소유했던 곳이었지만, 가문이 쇠락한 뒤로는 수십 년간 비어 있었다.
그러나 어느 날, 도시에서 온 젊은 화가 '서연'이 저택을 임대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서연은 한 달 동안 이곳에 머물며 새로운 작품에 집중할 계획이었다.
저택과 초상화의 발견
서연이 이사 온 첫날, 오래된 가구와 먼지가 쌓인 방들을 둘러보다가 그녀는 저택의 서재에서 커다란 초상화를 발견한다. 초상화에는 아름답지만 차가운 인상을 가진 한 여성이 그려져 있었다. 초상화의 섬세한 붓터치와 세밀한 표현은 그녀를 매료시켰지만, 그림에서 묘하게도 불쾌한 느낌이 풍겨 나왔다. 여성의 눈빛은 마치 서연을 관찰하고 있는 것처럼 생생했고, 그녀는 얼어붙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
초상화는 서재 한쪽에 먼지가 쌓인 채로 서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림의 색감은 마치 어제 그려진 것처럼 선명했다. 초상화 아래쪽에는 “엘리자베스 에델린, 1875년”이라고 적힌 작은 금속 명패가 붙어 있었다. 서연은 이 초상화가 저택의 이전 주인 중 한 명을 묘사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첫 번째 밤, 초상화의 움직임
그날 밤, 서연은 그림을 바라보며 작업하다가 의아한 기분을 느꼈다. 초상화 속 엘리자베스의 눈빛이 약간 달라진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분명히 처음 발견했을 때는 서연을 정면으로 응시하던 눈이, 이제는 약간 측면으로 시선이 돌려져 있었다. 하지만 서연은 그저 착각이라고 생각하며 넘겼다.
그러나 이튿날 밤,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서연은 한밤중에 이상한 소음에 잠에서 깼다. 그녀가 서재로 들어섰을 때 초상화는 그림이 걸린 자리에서 벗어나 바닥에 놓여 있었다. 그림 속 엘리자베스의 모습도 달라져 있었다. 그녀의 미소는 사라지고 입술은 굳게 다물어진 채 더욱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서연은 두려움을 느꼈지만, 초상화를 제자리에 걸어두고 그저 낡은 저택에서 벌어질 법한 흔한 사고라고 자신을 설득했다. 하지만 매일 밤, 초상화는 조금씩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림 속 배경의 꽃이 시들거나, 그녀의 손에 없던 반지가 생겨나는 등 점점 더 기묘해져 갔다.
초상화의 비밀
이 현상에 대해 알 수 없었던 서연은 마을 도서관에서 저택과 엘리자베스 에델린에 관한 기록을 조사하기로 했다. 그녀는 저택의 과거와 엘리자베스의 비극적인 이야기를 알게 되었다.
엘리자베스는 저택의 마지막 소유주였으며, 그녀는 1875년 어느 날 갑자기 실종되었다고 전해진다. 당시 주민들은 그녀가 저택의 다른 공간에 갇혀 사망했거나, 초상화 속에 그녀의 영혼이 갇힌 것이라고 믿었다.
서연은 이 정보를 접하면서 초상화의 변화를 설명할 수 있는 초자연적인 가능성을 점차 받아들이게 되었다. 그녀는 초상화가 단순히 그림이 아니라, 엘리자베스의 저주 또는 그녀의 영혼이 담긴 매개체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위험의 시작
초상화는 밤이 깊어질수록 점점 더 생생하게 변해갔다. 이제는 단순히 그림의 표정이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그림 속의 엘리자베스가 실제로 캔버스 안에서 움직이는 듯한 느낌마저 들었다. 심지어 서연은 낮에도 초상화 속에서 낮게 울리는 소리를 듣기 시작했다. 그녀는 더 이상 이 상황을 혼자 감당할 수 없다고 느껴, 마을의 신비 전문가로 알려진 '강 박사'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강 박사는 초상화를 조사한 뒤, 엘리자베스가 실종되기 전 저택에서 수행했던 의식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엘리자베스는 자신의 불멸을 위해 초자연적인 계약을 맺으려 했지만, 그 대가로 영혼이 초상화 속에 갇혔다는 것이다.
초상화와의 대면
강 박사의 조언으로 서연은 엘리자베스와 직접 대면하기로 결심했다. 서연은 한밤중에 촛불과 거울을 이용한 의식을 치르며 초상화 앞에 앉았다. 의식이 진행되자 초상화 속의 엘리자베스가 서서히 캔버스에서 빠져나오는 듯한 착각을 느꼈다. 그녀의 손이 캔버스를 넘어 움직였고, 마침내 그녀의 목소리가 서연의 귓가에 울렸다.
"날 여기서 풀어줘. 이 저주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날 도와줘."
결말
서연은 두려움 속에서도 엘리자베스를 해방시키기로 결심한다. 그녀는 강 박사의 도움을 받아 저택의 비밀스러운 지하 공간에 숨겨진 의식의 원본을 찾아내고, 엘리자베스를 그림 속 저주에서 풀어내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엘리자베스의 마지막 말은 서연의 마음에 불길한 여운을 남겼다.
"감사하지만, 이제 네가 선택의 기로에 설 차례야."
다음 날, 서재에는 초상화가 사라지고 대신 서연의 모습이 담긴 새로운 초상화가 걸려 있었다.